탐정 마침 물의 도시 베니스 여행을 가고 싶단 생각이 강렬했는데 마치 팬텀이 지하 은거지를 찾아가고 있는 것 같은 포스터가 시원해 보이고, 베니스에 유령이래서 이건 여름을 위한 영화다! 하고 보기 시작했다. 다 보고 난 후에 알았는데, 이거 포와르 탐정을 주인공으로 한 시리즈 탐정 영화였더군? 앞에 오리엔트 특근 살인사건이랑 나일강의 살인 시리즈가 있다고 한다. 원작은 아가사 크리스티의 할로윈 파티인데 이것저것 바궜다고. 원작을 알았다면 바뀐 부분들 체크하며 재미있게 보았거나 나의 원작은 이러치아나! 하고 울부짖었을 것 같다. 아마 후자겠지ㅋㅋㅋㅋㅋ 영화의 배경은 1947년 이탈리아, 무슨 일 때문인지 탐정 탐정 폐업을 한 포와르가 유유자적 은퇴 생활을 하던 때에 작가 아드리아나 올리버가 찾아와 재미있는 사건이 있다고 어느 오래된 저택으로 데려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 저택은 과거 어린이 병동이었는데, 흑사병이 창궐하던 시절대 의사와 간호사가 아이들을 가둬 죽였고 그 뒤로 아이들 유령이 나온다는 소문이 탐정 있는 저택이었다. 개인적으로 그런 사연과 소문이 도는 건물을 거주지로 삼은 사람의 객기를 이해하기가 어렵다. 미신을 안 믿는 사람이라고 해도 일단 본인이 실거주할 건물이면 뭐가 됐음 깨끗하고 깔끔한 것을 바라게 되지 않나? 가격이 파격적으로 싸다면 미신적인 요소를 무시하고 들어갈만 하겠다만은 그것도 아닌 탐정 것 같아서ㅋㅋㅋㅋ 이 집 주인 로웨나의 딸 알리시아는 약혼자와 헤어진 다음에 유령이 나온다고 온갖 발작을 보이다 발코니에서 투신해 죽었고 로웨나는 영매를 불러 딸의 영혼을 만나고자 한다. 아드리아나는 포와르와 그 영매의 정체를 파헤쳐보자고 그를 초대한 것이다. 영화 연출상 강령술 장면이 꽤 그럴 탐정 듯했는데 포와르는 그에 개의치않고 영매 레이놀즈가 장치해 둔 트릭들을 찾아낸다. 자석을 이용해 타자기에 타이핑을 하고, 문과 의자를 연결하는 장치를 두어서 갑자기 문이 확 열리는 연출도 만들고... 그들은 이른 시기의 무대 연출가였던가?ㅋㅋㅋㅋ 사기도 머리가 좋아야 친다는 말은 맞는 말 같다. 저정도로 기발한 탐정 아이디어를 내고 정교하고 미니미한 장치를 개발하고 눈에 띄지 않게 설치하며 연기력 좋은 동업자를 배치할 정도면...비지니스잖아? 이후 상황이 급변하면서 포와르에게도 이상증상이 일어나고 그도 유령과 환각을 보면서 드디어 추리가 호러에게 따라잡히나 했으나 그는 방법을 찾아내는 탐정이었다. 탐정의 덕목은 잡학다식과 상상력인 것이 분명하다. 탐정 난 배경에 꽃 바뀐 정도로는 모녀의 이상집착과 독에 대해서는 생각 못할 것 같은데 그걸 탐정은 해낸다. 그리고 내가 탐정이라면 인간불신에 걸릴 것 같다. 세상은 넓고 인간은 빼곡하며 인간은 반드시 거짓말을 하는데 그게 내 곁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보장이 없도다.